강(江) - 구광본

혼자서는 건널 수 없는 것.
오랜 날이 지나서야 알았네.
갈대가 눕고 다시 일어나는 세월,
가을빛에 떠밀려 헤매기만 했네.
한철 깃든 새들이 떠나고 가면
지는 해에도 쓸쓸해지기만 하고
얕은 물에도 휩싸이고 말아
혼자서는 건널 수 없는 것.

<강, 1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