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꼴찌팀' 삼미 슈퍼스타즈가 부활한다
'삼미 슈퍼스타즈를 기억하나요?' 한국 프로야구사를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그 이름, 삼미 슈퍼스타즈를 기억하는가. 최근 프로야구 만년 꼴찌팀이었던 삼미 슈퍼스타즈를 다시 세상 밖으로 끄집어 내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화제다. 지난 8월 제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박민규씨(35)의 장편소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한겨레신문사)이 출간된 데 이어 삼미 슈퍼스타즈의 패전처리 전문투수 감사용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감독 김종현 제작 싸이더스)이 내년초 크랭크인할 예정이어서 올드팬들2의 향수를 한껏 자극시키고 있다. ● '아! 지고 또 지고' 슈퍼맨들의 비애 ![]() 1982년 프로야구가 태동하던 시절 전문가들은 삼미를 최약체 팀으로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인기 댄스그룹 DJ DOC의 94년 데뷔곡인 '슈퍼맨의 비애'란 노래제목이 딱 들어맞는 그런 팀이었던 것이다. 삼미가 82년에 거둔 성적은 참담하기 그지없었다.
기별 최저승률(0.125), 팀 최다연패(18패), 원정경기 연패(21패), 최다 사구허용(12개), 1게임 최다피안타(38개), 국내 첫 노히트노런 허용, 단독 홈스틸 허용 등등…. ● '쥐구멍에도 해뜰 날이 있다지만….' '쥐구멍에 해뜰 날이 있다'는 격언처럼 삼미도 한때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83년 아마야구의 최강으로 군림하던 인하대 김진영 감독을 사령탑으로 내세우고 재일동포 투수 장명부를 영입하는 데 성공한 뒤 '돌풍의 핵'으로 떠오르며 전·후반기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너구리' 장명부는 그해 무려 36경기나 완투하며 시즌 30승을 달성해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삼미는 이후 '30승을 하면 1억원의 보너스를 주겠다'는 약속을 어긴 구단에 반발해 태업을 일삼은 장명부와 이에 따른 연이은 부진 등 팀내 불화로 또다시 꼴찌팀으로 추락했다.그러던 중 구단 재정난 등의 이유로 85년 전반기를 끝으로 청보에게 매각되는 운명에 처했다.결국 3시즌 반 동안 120승4무211패 승률 0.364라는 저조한 성적을 남긴 채 역사의 뒤안길로 쓸쓸히 사라졌다. ● '영원한 꼴찌' 삼미의 부활을 꿈꾼다! 부끄러운 패전 기록 외에는 내세울 것이 없는 삼미가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뀐 뒤에 새삼스레 이목을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에서 그 질문에 대한 단초를 찾아볼 수 있다. ![]() 소설 '~마지막 팬클럽'은 삼미의 어린이 팬클럽에 가입했다 스스로 패배주의에 사로잡힌 주인공 '나'라는 인물의 삶을 조명하면서 프로만이 능사라고 외치는 경쟁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주제로 담고 있다.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도 이와 비숫한 맥락의 주제로 만들어질 계획이다? 영화에서는 삼미 계열사(삼미특수강)의 사무직 직원에서 일약 프로투수로 데뷔해 5년간 삼미~청보~OB를 거치며 15승 65패의 기록을 남긴 무명선수 감사용(46)의 일대기를 다루게 된다.싸이더스 측은 이 영화를 통해 일등만이 최고인 세태를 꼬집는 스포츠 휴먼코미디라는 새 장르에 도전한다는 목표 아래 내년초 제작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두 작품 모두 현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삼미라는 '추억 코드'로 에둘러 비판한다는 공통분모를 지닌 셈이다. ● '승리를 부르는' 삼미 유니폼…? 삼미 슈퍼스타즈에 관한 추억은 몇몇 인천 팬들에 의해 그 명맥이 유지돼 왔다. '삼미군단'이라고 불리는 모임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인천의 원년팀 삼미의 복장을 입고 현재 인천이 연고인 SK 와이번스의 원정경기에 응원을 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짠물의 인천야구 역사'란 홈페이지(bruce2k.com.ne.kr/frame2.htm)를 운영하며 인천야구를 훤히 꿰뚫고 있는 김훈희씨(32)도 이 모임의 일원이다. 그는 삼미 슈퍼스타즈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패배'라는 말이 떠오른다고 했다. ![]() "인천 팬들 중에는 삼미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패배'라는 단어를 연상하는 이들이 많다.당시 패배를 밥먹듯이 하는 삼미 슈퍼스타즈를 일컫어 '삼미 슈퍼마켓'이라고 부르며 조롱했던 것도 사실이다.하지만 아직도 삼미를 잊지 않고 기억하려는 팬들도 적지 않다.아마도 구도 인천에 처음으로 뿌리를 내린 팀이기 때문인 듯싶다." 김훈희씨는 이어 "삼미 유니폼을 당당히 걸치고 원정응원을 갈 때마다 SK 와이번스가 번번히 승리하곤 했다.이제는 삼미를 '승리를 부르는 대명사'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지 않겠느냐"며 네스레를 떨었다.실상 이는 삼미에 대한 애정을 가슴 깊이 간직하지 못하면 절대 내뱉을 수 없는 말이기도 하다. 한국 프로야구사의 중심에 서지 못하고 언저리를 맴돌았던 삼미 슈퍼스타즈.그 추억을 복원하고 재조명하려는 일련의 작업들은 누구나 '프로'가 돼야 한다고 부르짖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아마추어' 인생들, 그리고 '메이저'를 좇아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야만 하는 우리 '마이너' 인생들을 다시 반추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를 것으로 기대된다. 스포츠서울닷컴│손현석기자 ssonton21@ 2003/09/22 03: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