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의 말 한 마디가 집안에 던진 파문은 의외로 심각했다. 외할머니의 입에서 ‘뿔갱이’란 말이 엉겹결에 튀어나왔을 때 식구들은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넋을 잃은 표정들이었다. 너무도 놀란 나머지 숨소리조차 제대로 못 내면서 오직 느릿느릿 변화하는 외할머니의 동작만을 시종일관 주목할 따름이었다.

여태까지 삼촌 때문에 동네에서 손가락질을 받고 치안대와 경찰로부터 시달림을 당해 오면서 가족들 간에 절대로 써서는 안 될 말로 묵계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금기는 연주창에 새우젓을 가리듯이 아주 철저하게 지켜져 왔었다. 그런데 이토록 무서운 말을 함부로 입밖에 쏟다니, 외할머니의 과오는 어떤 변명으로도 씻을 수 없는 치명적인 것이었고, 그래서 가족들의 놀라움은 이루 형언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놀란 사람은 다름 아닌 발설 당사자였다. 외할머니는 구태여 변명을 늘어놓진 않앗다. 변명해 봤자 소용도 없는 일이긴 하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할머니가 무슨 못 들을 소리를 해도 꾹 참고 견디는 것으로 자신의 실수를 솔직히 인정하고 있었다.


<윤흥길, ‘장마’에서>


 ① 끈 떨어진 갓이다. 

 ②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 

 ③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이다. 

 ④ 엎지른 물이요, 쏘아 놓은 화살이다. 

 ⑤ 재수 없는 놈은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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