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역사-신라왕 3대 유리이사금(儒理尼師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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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백제:온조왕, 다루왕 고구려:대무신왕, 민중왕, 모본왕, 태조왕 중국:신(新), 후한(後漢)

서기 24년, 유리 이사금이 즉위하였다. 유리는 남해 차차웅의 태자로 어머니는 운제 부인이며 왕비는 갈문왕(조선 시대에 왕의 부친을 대원군이라 한 것과 비슷한 경우로, 왕의 부친이나 장인, 외할아버지, 또는 여왕의 남편 등에게 붙이던 호칭) 일지의 딸이다.

남해가 세상을 떠나 태자인 유리가 당연히 뒤를 이어야 했지만, 대보 탈해가 본래 덕망이 있으므로 유리가 그에게 왕위를 맡기려 하였다.

이에 탈해는,

"왕위란 하늘이 내리시는 것이므로 저 같이 재주가 없는 사람이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제가 듣기에 지혜가 많은 사람은 이가 많다고 합니다. 그러니 떡을 깨물어 시험하소서."

하고 말하였다.

떡을 깨물어 보니 유리의 잇자국이 많았다. 그래서 여러 신하들이 그를 추대하고, 왕호를 이사금이라 했던 것이다.

(이것은 옛날부터 전해 오는 이야기인데 김대문의 말은 다른다. 그의 말에 의하면 유리와 탈해가 왕위를 서로 양보하다가 김씨가 함께 끼이게 되어 박, 석, 김 3성이 나이를 따져 연장자인 유리가 즉위했다고 한다. 이사금은 잇금. 즉 잇자국을 뜻하는 신라 고유의 말로서 연장자라는 뜻과 상통한다.)

5년(서기 28년) 11월에 왕이 나라 안 곳곳을 둘러보다가 나이 많은 할머니가 추위와 굶주림으로 거의 죽어가는 것을 보았다.

"내가 보잘것 없는 몸으로 왕위에 올라서 제대로 백성을 다스리지 못하고 노인과 어린이로 하여금 이처럼 어려움을 겪게 했으니 이것은 나의 잘못이 아니겠소."

하며, 왕은 옷을 벗어 노인을 덮어주고 음식을 배불리 먹게 하였다. 그리고는 관리에게 명하여 곳곳에 있는 홀아비, 홀어미, 고아, 아들없는 사람들을 위문 하고, 먹고 마실 것을 주어 살아가게 하였다. 그러자 이웃나라 사람들이 이 소문을 듣고 많이 찾아오게 되었다.

이 해에 나라가 평안하고 백성들이 모두 행복하게 살아가니, 왕이 도솔가 (兜率歌) 라는 노래를 지어 불렀다.

9년(서기 32년) 봄에 6촌의 이름을 고치고 성시를 내려 주었다.

관제를 17관등으로 설정하였으며, 왕은 이들 6부를 두 패로 나누어, 공주 두 사람으로 하여금 각각 6부의 부녀자 들을 거느리게 편을 짜고, 음력 7월 16일경부터 날마다 아침 일찍 6부의 마당에 모여 밤 늦게까지 길쌈을 겨루게 하였다. 그리고 음력 8월 15일이 되면 길편을 대접하고, 온갖 노래와 춤과 놀이를 펼치니, 이를 가배(한가위)라고 하였다.

14년(서기 37년) 고구려 무휼(無恤)이 낙랑을 멸하니 그 나라 사람 5천여 명이 투항해와 6부에 나누어 살게 했다.

17년(서기 40년) 화려(華麗), 불내(不耐) 두현이 북변을 침공하니 맥국(貊國)의 거수(渠帥)가 군사를 거느리고 와서 하서(河西)에서 물리쳤다.

34년(서기 57년) 9월에 병을 앓게 된 왕이 신하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탈해는 왕의 인척되고, 그 지위가 대신의 자리에 있어 여러 번 공을 세웠다. 나의 두 아들은 재주가 탈해보다 훨씬 미치지 못하니 내가 죽은 뒤에는 탈해를 왕으로 삼아 나라를 다스리게 하라."

그 해 10월 왕이 세상을 떠나자 사릉원(蛇陵園) 안에 장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