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 T.고띠에

무덤이 있는 저 언덕 위에
푸른 깃털처럼 아름다운 종려나무가
머리를 쳐들고 있는데, 저녁에 비둘기는
보금자리를 만들고 몸을 펍니다.

하지만 아침에 그 비둘기는
목걸이를 빼놓듯이 거기를 떠나는데, 우리들은
푸른 하늘에 하얀 것이 날거나
멀리 어느 지붕에 앉아 있는 것을 봅니다.

내 얼도 비둘기처럼 그 나무 위에 머무는데, 저녁때마다
희망의 상징, 비둘기는
빚을 쪼이자, 날개를 파닥거리며
하늘에서 내려옵니다.

(Theophile Gautier, 편역 이봉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