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 J.라포르그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밤중에 종이운다.
신념 없는 종이 위에
나는 헛되어 붓을 놓았다.
추억이여 노래해 달라!
교만한 마음, 이제 모두 내 몸을 떠나
슬픔으로 살며시 나를 가리더니
다시 내 몸을 꽉 잡는다.
오오 밤중에 크리스마스!크리스마스! 하고 노래하는 저 목소리들.
샛빨갛게 반짝이는 저기 사원 안에서
어머니의 다정하고 그리운
꾸지람 소리가 들려 온다.
지금은 마음에 슬픔이 넘쳐
그저 가슴이 찢어진 것만 같다.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밤중에 종이 운다.
이 세상에 삶을 받아
그 가장 천한 곳으로 떨어진 지금의 이 몸.
답답한 집 속으로 바람이 가져오는
저 떠들석하는 소리,
먼 축제의, 가슴을 뚫어 찌르는
저 떠둘석하는 소리.

(Jules Laforgue, 편역 이봉국)